“하루하루가 선물이었다는 말을 이제야 진심으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.”
삶을 송두리째 흔드는 질병, 암. 나는 이 불청객과 마주한 후에야 진정한 일상의 가치를 깨달았습니다. 아침 햇살을 받으며 눈을 뜨는 순간, 평범하게 걷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, 따뜻한 밥 한 끼조차도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지요. 갑작스레 질병을 마주하며 ‘사소하다’고 여겼던 일상의 장면들이 하나둘씩 기억 속에 남기 시작했습니다.
국립암센터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중 매년 약 25만 명 이상이 암 진단을 받고 있으며, 전체 국민의 38.9%가 평생 한 번은 암에 걸릴 수 있다고 합니다(출처: 국가암정보센터, 2023년 12월 기준). 이처럼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현실 속에서, 우리는 얼마나 많은 ‘당연한 것들’ 속에서 기적을 모르고 살아가는 걸까요?
오늘은 암 환자가 된 이후,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, 그리고 매일의 작디작은 순간들이 얼마나 고마운지를 나누며 독자 여러분에게도 단단한 공감과 위로, 그리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.
암 투병 중 가장 먼저 바뀐 생각은, ‘하루를 맞이한다는 것’이 얼마나 특별한지 깨닫는 것이었습니다. 이전에는 울리는 알람을 귀찮아하고, 아침이 오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습니다. 하지만 항암치료 후 점점 약해진 몸으로 침대에서 일어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.
2024년 2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투병 중 불면증·무기력 등 아침 기상장애를 호소하는 환자가 매년 8% 이상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. 암 환자들이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은 그 자체로 목표이자 희망이 됩니다.
HIRA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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암 투병 중에는 입맛이 사라지고, 소화기관이 민감해져 식사하는 것조차 힘들 수 있습니다. 예전엔 아무렇지 않게 넘기던 밥 한 숟가락이 이제는 눈물 나게 감사해졌습니다. 음식을 맛있게 먹는 능력은 더 이상 당연하지 않더군요.
이전 인식 | 암 진단 이후 인식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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식사는 건강할 때 챙기는 것 | 식사는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일 |
입맛 없어도 억지로 먹던 일상 | 한 끼를 온전히 느끼며 음미 |
건강정보포털 자료(2023년 10월 기준)는 암 환자의 40% 이상이 투병 중 체중감소 및 식욕부진을 겪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. 평범한 밥상이 암 환자에게는 치유의 도구가 됩니다.
치료와 고통 속에서 사람의 목소리는 가장 따뜻한 약이 되었습니다. 아무 말 없이 곁을 지켜주는 사람, 점심 시간을 쪼개 전화해준 친구, 병문안 와서 웃어주는 가족의 얼굴… 이 모든 순간이 감동이고 약이었습니다.
대한암협회의 조사(2023년 12월)에 따르면 대인 관계와 정서적 지지가 암 환자의 회복 속도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. 암 환자에게는 대화와 교류 자체가 치료의 일부입니다.
::: 대한암학회입니다. :::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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항암치료와 방사선으로 인해 하루에도 몇 번씩 힘이 빠지고 다리가 덜덜 떨릴 때가 많습니다. 그런 날은 침대에서 일어나 몇 발자국 걷는 것도 버겁죠. 하지만 점점 회복하면서 느꼈습니다. 두 다리로 지면을 딛는 행위, 그것만큼 살아 있음을 실감하게 해주는 동작도 드물다는 걸요.
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자료(2024년 1월 기준)에 따르면 암 생존자의 54%는 일상적인 보행에서 피로 및 운동장애를 경험한다고 합니다. 그만큼 걷는다는 건 단순한 ‘이동’이 아니라 자기 존재의 확인이며, 암 환자에게는 성취입니다.
병원 방문은 차갑고 무겁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. 그러나 진심이 담긴 한마디를 건네는 간호사, 챙겨주듯 반복해서 설명해주는 의사 선생님이 계셨기에 외롭지 않았습니다. 그들은 누군가의 ‘일상’ 속에서 제 삶의 버팀목이 되어주었습니다.
보건복지부 발표(2024년 3월)에 따르면 암 환자의 평균 심리지원 상담 이용률은 32.7%로 여전히 낮은 수준입니다. 하지만 상담 및 정서지원을 통해 환자의 삶의 질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.
암이라는 병을 겪으며 정말 많은 시간을 스스로와 대면하게 됩니다. 이 시간을 통해 나는 내가 참 무심하게 살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.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, 어떤 이야기에 위로받는지 스스로 공부하게 되었죠.
암 환자에게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회복을 위한 핵심 단계입니다.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, 2023년 기준 비약물적 심리 안정 프로그램 참여율이 전년 대비 21% 증가했다고 합니다.
암 진단은 큰 충격이었지만, 이 경험이 준 가장 큰 선물은 일상이 얼마나 특별한지를 느끼게 해준 감각이었습니다. 아침에 눈을 떠 햇살을 마주하고, 가족과 따뜻한 식사를 나누며, 그저 잘 걸을 수 있는 순간조차도 감사하게 되었으니 말이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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